비틀즈의 이미지라 흑백의 잔잔함을 상상했다
제목이 LOVE라 애잔한 사랑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잔잔하게 시작하긴 했다. 하지만 태양의 서커스라는 명성답게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고 난이도 서커스 액션이 더 해지니 신기하고, 깜짝 놀라고, 감동받고, 흥분되고, 눈물나고, 웃음 터지고, 아무튼 혼이 쏙 빠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 한 편의 감동 대하 드라마 비틀즈의 러브 쇼

라스베가스 미라지 호텔에 가면 건물 외벽 상층에 낯설지 않은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비틀즈 4명의 멤버 조지 해리슨, 폴 매카트니, 존 레논, 링고 스타이다. 스치듯 지나치는 그들의 얼굴 위로 내 추억도 함께 겹친다. 나의 젊은 시절을 꿈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준 비틀즈. 추억의 한 페이지를 넘기 듯 조심스레 그들의 역사 속으로 발을 디뎠다.

애플(APPLE)사와 태양의 서커스 공동 작품인 비틀즈 러브는 미라지 호텔에서 독점으로 주최하여 그룹 비틀즈의 전설적인 음악들을 선보인다. 이 공연은 애플과 비틀즈 회사가 공연 파트너를 이루는데 극적 합의함으로써 최초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기획은 비틀즈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고 조지 해리슨과 태양의 서커스 창업자인 Guy Laliberte 간 우정과 서로에 대한 존경으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태양의 서커스단의 마법과 같은 곡예 쇼에 비틀즈의 영감과 열정이 더해져서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파워풀한 공연을 선사하는 비틀즈 러브 쇼.

2006년 연극 작품으로 올려진 비틀즈의 음악을 재해석하여 서커스 기반의 예술적, 역동적인 공연과 결합해 탄생한 결과물인 러브 쇼. 이 이야기는 1970 년대의 영국 블리츠에서부터 시작된 밴드의 창립 스토리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적인 슈퍼 스타에 오르기까지 그들의 환상적이고 영적인 작품 해석과 그룹 해체를 통한 비틀즈의 전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태양의 서커스는 전 세계 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한다. 미라지 특설 극장 서라운드 음향 시스템은 파노라마 디지털 영상과 만나 21세기의 비틀즈를 환생시켰다. 원형 무대를 중심으로 쏟아지는 조명과 무대 영상은 화려했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등장하는 배우들의 돋보이는 연기는 음악과 춤, 서커스와 배우들, 의상과 분장까지 하나 되어 공연 시간 내내 관객들의 눈을 떼지 못하는 환상적인 쇼를 선보인다.

2013석 규모의 미라지 호텔 내 전용극장은 자그마치 천 억원 이상의 경비가 사용되었으며 무대를 중심으로 360도 원형으로 빙 둘러져 객석이 들어 차 있고, 배우들은 객석 쪽에 있는 여러군데의 입구에서 부터 무작위로 뛰어 나오며 중앙으로 모여들어 연기를 한다. 내 바로 옆으로 껑충껑충 뛰어 다니는 배우들을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주인공은 당연 비틀즈이고 테마가 비틀즈의 일대기와 전기, 음악인 만큼 그들의 노래가 빠질 수 없다. 러브 쇼에는 총 26곡의 비틀즈 넘버 원 노래들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130여 개의 비틀즈 히트 곡들을 믹스해서 새로 재 창조해 낸 사운드 트랙이고, 26개의 곡은 마치 옴니버스처럼 엮여 꿈에서나 들어봤을 듯한 환상적인 사운드로 흘러 나온다.

쇼가 시작되기 전, 2개의 스크린을 통해 비틀즈의 네 멤버, 조지, 폴, 존, 링고스타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부터 시작을 하다가 노래가 나오기 시작하면 노래 가사에 나오는 인물들이 사방에서 뛰쳐 나와 무대 위로 등장하면서 연기를 한다. 관객들은 Sgt Pepper, Lucy, Eleanor Rigby, Lady Madonna 등 비틀즈 노래 가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직접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음악 세계에 점차 빠져들게 된다.

또한 비틀즈 멤버 각 4명이 경험한 사랑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비틀즈의 최초 기획자이자 모든 비틀즈 음악 작업의 산 역사인 조지 마틴과 그의 아들 자일즈 마틴이 공동 참여하여 쇼의 음악적 완성도를 꾀한 결과 무대 공연 상 전무후무한 음악적 완성을 이루어낸다. 비틀즈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태양의 서커스 배우들이 기타를 흔들며 무대에서 열연한다. 비틀즈 락 그룹의 혼과 열정을 태양의 서커스가 지닌 매직와 결합해 생생한 뮤직쇼의 뉴 스타일을 창조해 내기에 이른 것이다.

'LOVE'는 2008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고의 퍼포먼스 상을 받기도 한다. 비틀즈의 천재적인 재능과 풍부한 창의력을 잘 살린 아크로바틱, 컴퓨터 그래픽의 절묘한 콤비네이션이 수상의 이유이다. 비틀즈 멤버인 조지 해리슨의 기획력과 영국 애비 로드 스튜디오의 오리지널 음원을 최초로 사용하여 독창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쇼의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비틀즈 시대의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들을 표현하기도 해 공감대를 얻기도 하고, 흘러가는 구름이나 세게 몰아치는 비바람을 표현하면서 역동성을 가미하기도 한다. 이 영상 효과와 더불어 비틀즈의 히트곡들이 흘러 나올 때마다 빛과 음악 소리가 폭발하면서 배우들의 본격적인 곡예가 시작된다.

무대 위에서는 9개의 리프트와 8개의 자동 트랙, 트롤리가 설치되어 있어 배우들은 이 위에서 서커스를 하고 이 장치들의 움직임을 통해 무대 아래 있던 소품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공중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대 장치보다도 한 번에 터지는 노래와 춤, 그리고 여기에 더해지는 환상적인 파노라마 영상 효과와 화려한 조명들의 하모니는 러브 쇼를 더욱 아름답고 황홀하게 만든다.

관객 모두가 마음 속으로 노래를 따라 부른다.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손뼉을 치며 즐기는 공연은 추억속에서 비틀즈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여행이 아닐 수 없다. 객석의 벽 면에는 2개의 영상이 흐르는 플래카드 같은 비디오 플레이어가 설치되어 있다. 고화질의 영사기를 통해 반투명의 스크린 위에 거대한 화면이 만들어진다. 모든 좌석에는 관객들의 귀 높이에 맞게 설치된 서라운드 스테레오 스피커 3개 씩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사운드 효과 덕에 관객들은 아주 가까이서 멋진 사운드를 들을 수 있고 공연에 더 몰입하게 한다.

태양의 서커스를 통해 음악의 레전드 비틀즈의 시간을 거스르는 오리지널 음반을 즐길 수 있는 러브 쇼. 비틀즈 음악의 시적인 가사, 노래의 내용은 전세계 60명의 예술가들으로부터 재창조 된 혁신적인 공연으로 탄생되었다. 젊고 에너지 가득한 공중 퍼포먼스, 익스트림 스포츠, 그리고 도시의 프리스타일 댄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Hey Jude를 시작으로 90분 동안 쉴 새없이 휘몰아치는 멋진 노래와 춤, 곡예, 태양의 서커스는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Michelle, All You Need is Love가 나올 땐 모두가 하나 되어 어깨를 좌우로 흔들며 어느덧 노래를 흥얼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 무렵 Yesterday,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 이 노래가 나올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비틀즈의 열렬한 팬인 듯한 어머니를 모시고 온 아들을 비롯하여 남녀노소,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모두가 숙연해 지는 순간이었다.



라스 베이거스에서 멋진 공연을 경험하는 것이야 말로 당신의 휴가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일일 것이다. 신기루 속에서 펼쳐지는 비틀즈의 러브 쇼가 바로 그것이다. 당신의 상상 속에 당신을 직접 출연시켜 비틀즈를 눈 앞에서 만날 수 있게 해 준다. 장소에 관계 없이 비틀즈 멤버들이 마치 내 주변에 있다는 착각이 느껴진다.

라스베가스 미라지 호텔 안에서 사랑을 즐기기 위해 비틀즈 팬이 될 필요는 없다. 멋진 엔터테인먼트의 팬이면 충분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