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놀이터라고 불리우는 라스베가스에 왔다면 성인들을 위한 쇼 정도는 한 번 관람해 주는 게 예의 아닐까? 남성 관객들을 위한 여성 스트리퍼가 있는 스트립 클럽, 일명 젠틀맨스 클럽은 꽤 많지만 그에 비해 여성 관객을 위한 남자 스트립 쇼는 확실히 그 수가 적은 건 분명하다. 아무래도 남자들보다 스트립 쇼를 즐기는 여자의 수가 많지 않아서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시저스 계열 리오 호텔에서 공연하고 있는 치펜데일 쇼는 역사가 오래되고 가장 유명한 남성 스트립 쇼로 여성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사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큰 차이점이 있다면, 여성 댄서가 나오는 남성용 스트립 클럽은 호텔에서 하는 대형 이벤트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리틀 달링이나 크레이지 홀스 같은 큰 규모의 전용 클럽이고, 여기서 언급할 치펜 데일 쇼는 몸 좋은 남자 댄서들이 상의를 탈의하고 청바지만 입은 채 혹은 속옷만 입은 채 쇼를 하는 호텔 쇼 중 하나라는 점이다. 쉽게 말해 여자 댄서는 전용 클럽에서 올 누드를, 호텔 쇼인 남자 댄서는 가릴 곳은 가린다는 말이다.

치펜데일 쇼는 영화 폴몬티를 모티브로 해서 만든 쇼로, 폴몬티는 해고된 근로자들이 스트립 쇼에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1979년 미국 엘에이에서 사업이 점점 기울어져 가는 한 클럽이 남성이 아닌 여성 관객을 위한 쇼를 기획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당시 치펜데일 쇼는 최초로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스트립 쇼라고 하는데, 40년이 넘는 나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쇼이다.

전 세계 100여 개국 이상을 돌며 공연을 하는 치펜데일의 누적 관객 수는 일치감치 1억 명을 돌파한 지 오래이고, 무대 위에서 찢은 셔츠만 150만 장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뉴욕 등 미국 내 클럽은 물론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심지어 한국 등 수 많은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라스베가스의 핫한 밤을 책임져 온 치펜데일 쇼는 베스트 쇼에 등극하기도 했다.

정말 말이 필요없는 화끈한 공연으로 핫한 라스베가스 성인 쇼를 보여주고 있는데 총 12명의 잘생기고 탄탄한 근육질의 남자 배우들이 주를 이루어서 상의를 찢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맨 살에 보타이만 착용하고 춤과 연기를 보여주는 쇼이다. 단순한 스트립 쇼가 아닌 테마를 통해서 공연의 재미를 더한다.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섹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여성들의 로망인 제복, 소방관 의상 등을 입고 펼치는 무대는 여성들을 열광하게 만드는데, 공연 중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 바로 앞에서 섹시한 춤을 선보이며 핫한 분위기를 맘껏 연출하기도 한다. 치펜데일 쇼에서 여성분들이 가장 열광하는 부분은 몇몇 여성 관객들을 직접 무대로 안내하여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이 부분에서 엄청난 환호성을 보내며 어떤 관객이 더 섹시한 리액션을 했는지에 대해 박수로 투표를 하기도 한다. 생각만 해도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는 쇼가 아닐 수 없다.

보기만 하는 쇼라는 틀에서 벗어나 관객과 함께 소통하며 오가는 수 많은 퍼포먼스와, 직접 관객의 좌석 앞까지 와서 보이는 댄스 역시 많은 여성분을의 마음을 빼앗기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 바로 옆에 앉았던 엘에이에서 왔다는 한 여성 관객은 벌써 세번 째 치펜데일 쇼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꼭 처음 본 사람처럼 심하게 열광하면서 아이돌을 만난 10대 소녀처럼 수줍어하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다른 쇼들과는 달리 치펜데일은 공연 내내는 아니지만 공연 마지막 쯤에는 이때부터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친절한 멘트를 날려준다. 그때는 사진, 동영상 다 찍어도 상관없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탄탄하고 섹시한 배우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도 있다. 많은 여성들이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아까 내 옆에 앉았던 열광하던 여자 분도 흥분 최고조의 얼굴로 줄 서 있는 걸 보고 괜히 웃음이 났다.

친한 여자 친구들끼리 혹은 핫한 밤을 보내고 싶은 커플이어도 괜찮다. 라스베가스 리오 호텔 치펜데일 쇼는 적당히 섹시하고 적당히 흥분되며 적당히 절제할 줄 아는 밀당의 고수같은 쇼이다. 쇼의 특성 상 관객 중 대다수가 베첼러 파티(결혼 전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야하게 노는 것) 혹은 21번 째 생일을 맞아 이제 막 소녀 티를 벗은 여성 관객들이 많았다.

남성 올 누드의 스트립 쇼를 즐겨보는 여성들에겐 좀 싱거울 수 있겠지만, 분명 짜릿하고 충분히 야하며 목청껏 소리쳐도 누구 하나 뭐랄 사람 없는 완성도 높은 성인 전용 쇼이다. 여성 관객이 대부분이지만 여자친구 혹은 부인과 함께 온 간 큰(?) 남성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무슨 상관인가? 여기가 바로 라스베가스 아닌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