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먹을 것은 이리도 풍부한데,
내 작은 위장이 더없이 한스럽기만 하다..
중국의 진시황이 이토록 거한 만찬을 즐겼을까,
세상 어떤 부자의 화려한 식탁도 부럽지 않은 곳-
시저스 팰리스 호텔 바카날 뷔페 입성기

라스베가스 음식의 상징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 형형색색 다채롭게 구성된 뷔페가 아니던가. 도박을 하지 않아도, 화려한 공연을 관람하지는 않더라도 뷔페 때문에 라스베가스를 찾는 이 또한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아직도 많은 수의 호텔 뷔페가 재오픈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와중에 가장 먼저 재오픈을 해 많은 식도락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바카날 뷔페. 호텔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나 따위가 호텔 걱정할 처지는 분명 아니지만, 고난과 역경을 뚫고 재오픈해 주어 고맙다, 감사하다고 회장한테 직접 인사하고 싶은 심정이다.

입구에는 일반인이 들어가는 입구와 VIP가 신속하게 입장하는 곳으로 나뉜다. 나도 저 VIP 라인에 서면 얼마나 좋을까 괜한 질투만 앞세운 채 긴 줄 맨 뒤에 선다. 라스베가스 답게 돈 많이 쓴 사람들이 대접 받는 곳, 돈이면 다 되는 세상에서 새삼 이상할 것도 없는 풍경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긴 줄도 그냥저냥 사람들이 줄어든다. 안의 규모가 엄청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이다. 선 결제를 하고 뷔페 안으로 들어가면 자리를 배정 받는다. 서버가 음료를 주문받고 가져다 주는 동안 우리는 뷔페 투어를 시작하면 된다.

먼저 에피타이저인 해산물 코너로 갔다. 껍질째 붙어있는 싱싱한 석화, 양념되지 않은 찐 새우와 가득 쌓인 오동통 크렙 레그, 그린홍합, 검은홍합 등 갖가지 조개들이 활짝 웃으며 나를 반긴다. 바로 옆에는 얇게 저민 연어와 각종 해산물로 버무린 샐러드들이 다양하게 차려져 있다. 해산물 킬러인 나로서는 정말이지 눈 돌아가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 이후 예전과 달라진 한가지가 있다면 우리가 직접 집게로 음식을 담는 것이 아니라 각 음식마다 쉐프가 앞에서 원하는 음식을 전해준다. 더 많은 인건비가 지출되겠구나 또 하등에 쓸데없는 시저스 호텔 걱정을 하고 있는 나였다.

그 외에 조리된 국물 류의 해산물 음식들도 있는데 에피타이저로 곁들이기 좋은 감자요리와 함께 들어간 살짝 매콤한 토마토 스튜, 랍스터가 들어간 빵과 스프, 입맛을 돋우는 식전 요리답게 아름답고 고급스럽게 장식된 음식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 화려해진 샐러드 잔치를 비롯해 옥수수와 각종 찜 요리도 각양각색 자태를 뽐내며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옆 섹션으로 이동하면 더 많은 볶음밥 종류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 와중에 김치볶음밥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보같은 상상도 잠시 해본다, 내맘대로!! 메인 코스로 이동하면 가장 먼저 피자 코너가 눈에 보이는데 비싼 뷔페까지 와서 피자 먹을 수는 없다 싶어 그냥 패스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꼭 한 두점 담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곳 중 하나인 아시안 음식 코너에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여느 고급 스시집 못지 않은 퀄리티의 초밥, 롤, 생선회가 가득했고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딤섬, 초면 같은 중식은 물론 동남아권 다른 나라의 신기한 음식들도 가득했다. 다른 한켠에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메인 디쉬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뷔페의 꽃인 스테이크 코너에는 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먹으려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좀 질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푸짐하다. 비싸고 육즙 가득한 각종 고급스러운 스테이크 종류를 원없이 한없이 먹을 수 있으니 이곳이 바로 천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말이다.

빠질 수 없는 아름다운 디저트 코너까지 섭렵하고 나서 뷔페 투어는 끝났다. 뷔페에 갈때 필자처럼 경험 많은 사람은 반드시 허리가 편안한 복장을 하고 간다. 안그러면 세상의 산해진미를 눈 앞에 두고 입맛만 다시는 끔찍한 경험을 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라. 최근에는 코스모폴리탄 호텔의 위키드 스푼 뷔페도 뜨고 있긴 하지만 역시 뷔페의 원조는 바카날 뷔페가 아닐까 한다.

생각같아선 모든 음식을 다 맛보고 싶은 욕망이 가득했지만 제한된 내 위장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음식의 퀄리티에 맞춰 가격도 상당한 편이라 자주는 못가기에 더 진지하고 꼼꼼하게 뷔페 투어를 했다. 재오픈을 제일 먼저 해주어 고맙다. 더 맛있는 음식들로 업그레이드 된 메뉴를 선보여 주어 더더욱 고맙다. 한가지 메인 요리가 아닌 세상의 산해진미를 모두 맛 볼 수 있게 해주어 무지하게 신나고 감사할 따름이다. 라스베가스에 온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 바카날 뷔페. 비록 VIP 라인은 아니더라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다리 아픈 수고마저 감내할 만한 값어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