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웹사이트: https://sevenmagicmountains.com/



파란 하늘 아래 우뚝 솟은 거대 츄파츕스 사탕
동심의 설레임으로 시작해
심오한 추억의 여운을 남겨 놓은 독특한 조형물
한 순간의 꿈처럼 사라져 버린 세븐 매직 마운틴을 잊지 말자

봄을 알리는 꽃소식이 가득한 요즘, 꽃처럼 어여쁜 '돌' 구경 한번 가보는 건 어떨까.이름하여 꽃보다 돌멩이? 라고 하면 너무 오버한다 싶겠지만 실제 예쁜 돌을 만난다면 왜 꽃보다 돌멩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금방 수긍이 가게 될 것이다.

불야성의 도시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목, 퍼석하게 메마른 사막 한 가운데 솟아오른 알록달록한 돌탑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름하여 세븐 매직 마운틴 Seven Magic Mountains. 라스베가스를 찾는 관광객들이 한번 씩 거쳐가며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핫한 명소로 소문이 자자했다.

라스베가스와 LA를 오가는 15번 하이웨이 부근 허허벌판에 위치해 있고 스트립 남쪽에서 약 35km, 차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이동하면서 잠시 들르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려오는 적막한 사막지대에 불쑥 저 멀리 나타나는 알록달록한 돌탑들. 생긴 것이 딱 파란 하늘 아래 츄파츕스 사탕같다.

언론에서도 화제가 된 이 야외 공공 설치 미술은 '우고 론디노네'의 야심작으로 1964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다. 뉴욕과 세계 각지에서 공공 예술을 선보인 우고 론디노네는 컬러풀한 네온 컬러와 스톤헨지를 떠올리는 돌로 만든 작품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사막에서 구한 거대한 돌덩이에 인공적인 네온 컬러를 채색하고 쌓아 올려 2016년 5월 11일에 첫 공개, 약 2년 간 전시를 하고 2018년 5월에 철수를 해 아쉽게도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아직까지도 SNS 등을 통해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미스테리한 인류 고고학 유적같기도 하고, 가볍고 키치한 장난같기도 하다는 평들이 엇갈리는 가운데 야외 공공 예술은 주변 환경에 의해 집중이 분산되기 쉽다는 단점을 과감히 깨부수고 허허벌판에 떡하니 전시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조롭던 무채색이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팝아트적 컬러의 비현실적인 거대 돌탑과 조화를 이뤄 독특한 분위기를 뿜어 낸다. 황무지 사막을 캔버스로 사용한 작가의 상상과 기획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40년 간 미국에서 진행 된 야외 공공 예술 중 가장 대규모 작업이었다 고도 알려진 세븐 매직 마운틴, 각 마운틴의 높이는 약 35피트, 11미터이며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바위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도 생각나고 라스베가스 판 스톤헨지를 보는 듯도 한, 아무튼 발랄하고 현대적인 토템 기둥같은 느낌이다. 아이들에겐 독특한 놀이터로 숨바꼭질, 기어 오르기 등 정신이 없고 연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진 촬영 배경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라스베가스 주요 호텔 CEO들도 한 번씩 들러 찬사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베가스 내의 럭셔리 호텔들은 각각 화려한 예술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공공 예술이 발달한 도시이다. 볼 수록 귀엽고 기분 좋아지는 장소, 사막이라는 장소와 화려한 돌들이 어우러져 묘한 감상과 사색에 빠져들기도 한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엄청난 돈을 소비하지만 누가 알았겠나, 사막의 알록달록한 돌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을!" 라고 발표한 현지 언론의 인터뷰에서도 느껴지듯이 라스베가스에 던지는 의미심장한 멘트가 아닐까. 소비, 엔터테인먼트, 쾌락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라스베가스의 문턱에 이렇게 추억과 영감을 주는 조형물이 더해져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파란 하늘 속 비현실적인 세븐 매직 마운틴,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는 네온 컬러만큼이나 강력한 여운이 깊고 달콤하게 박혀 있다.